[충청리뷰 이기인 기자] 충북예총은 민법 제32조 및 문화관광부 소관 비영리법인 설립 및 감독에 관한 규칙 제5조에 따라 순수 민간예술문화단체로 규정한다. 이곳의 미션은 “새로운 시대의 변화에 부응하는 예술환경 조성과 예술인의 창작활동 지원을 통해 문화예술의 역량을 높이는데 기여한다”로 집약된다.
현재 충북예총은 10개 도협의회, 11개 시·군예총으로 4300여명의 예술인이 소속회원으로 이들은 각 전문 분야에서 활동 중이다.
충북예총은 예술의 사회적 확산과 예술인의 다양한 직무영역 확대, 신뢰받는 행정시스템 구축이라는 정체성을 갖고 있다. 또한 예술활동이라는 생태계를 강화해 문화예술 복지실현이라는 미래목표를 실천한다. 현재 충북예총은 국가공모사업 유치에 적극 나서며, 도내 11개 시·군의 공연과 전시 클러스트 형성, 특화된 온라인 콘텐츠 및 차세대 전문인력 발굴 등을 도모하고 있다.
이 모든 과정의 수행으로 △다양한 문화예술 프로그램의 개발과 운영 △신중년을 위한 생애전환 예술학교 프로그램 △미래세대를 위한 감수성 증진 등을 위한 예술조직체로 활발하다.
이에 걸맞게 충북예총은 올해도 진천아트포레블레싱(4월)를 비롯해서 진천사랑 청춘콘서트(5월), 충북 청소년한마음예술제(5월), 국제문화예술교류전(6월), 예능인재 발굴 장학사업(6월) 대한민국예술축전(8월), 충북도대표선발전(8월), 충북양성주간사업 ‘모두의 행복’(9월), 충북예술상시상(10월), 충북예술제(10월), 좀비인더벙커(11월), 충북예술인대회(11월), 현대산업디자인대상전(12월), 충북예술지 발간(12월) 등의 굵직한 행사를 이끌었다.
지난 시간 동안 충북예총의 문화영향력은 예술의 현장에서 화려하게 피어났다. 그리고 이 중심에는 단체의 수장이자 원숙한 예술가로 현장 경험치를 쌓아온 김경식 예총회장이 있다.
‘양관’ 세계문화유산 선정 위해 뛴다
김 회장의 근황은 다소 이례적인 행보다. 그는 최근 충북의 근대건축물이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에 등재되길 소망하며 이를 위한 목소리를 키우고 있다. 특히 의료, 교육, 건축 등 청주 근대화의 상징이며 기독교 성지인 청주 탑동 양관의 유네스코 등재를 위한 노력으로 바쁘다.
실제로 충북 추진위는 양관과 더불어 연세대 아펜젤러관과 언더우드관, 공주 중학동 구 선교사 가옥 및 공주제일교회, 순천 매산증학교, 목포 양동교회 및 정명여자중 구 선교사 사택, 광주 양림동 선교동산. 대구 개성학교 아담스관 등을 한데로 묶어 세계유산으로 등재한다는 계획이다.
이와 관련해서 충북 연구원직을 겸하는 김 회장에 따르면 양관의 역사적 조명은 1882년 조선을 찾은 밀러(Frederick scheiblin Miller 한국명 ‘민노아’ ) 선교사로부터 출발한다. 그에 의해 1906년부터 지어진 포사이드기념관, 로위기념관, 던컨기념관, 밀러기념관, 솔타우기념관, 퍼디기념관 등 청주 탑동의 6통 건물은 1983년 도지방 유형문화재로 지정돼서 그 가치를 이미 인정받았다.
민노아 선교사는 청주에 묻힐 때까지 33년간 사역하면서 1904년 청주 첫 근대교육기관인 광남학교, 청주 첫 소민병원 등을 열어 청소년 교육과 민족정신 고취, 주민 계몽, 치료 구제 등 청주의 근대화에 헌신한 인물이다. 특히 민노아 선교사와 도산 안창호의 인연을 떠올리면 양관의 세계문화유산 등재에 대한 소망은 더욱 간절해진다.
김 회장의 양관에 대한 애정과 의욕은 점점 깊어지는 바다와 비슷하다.
김 회장은 충북이라는 문화의 특수성에 대해 강조하며 양관은 근현대사의 디딤돌이었다는 표현을 자주 사용한다. 그에 따르면 양관은 청주의 근현대화를 이룬 곳으로 교육, 의료, 선교, 언론, 여성운동, 한글운동 등 6가지의 움직임이 일어난 명소다.
청주가 내륙이다 보니 상대적으로 근대문화의 이행이 늦을 수밖에 없었다는 지리적 환경에 대한 이해도 추가한다. 현재 양관의 유네스코문화재 등록에 관한 일은 공주대 총장을 역임했던 서만철 교수가 책임연구원직을 맡아서 이끌어나간다고 한다.
서 교수는 앞서 백제문화를 유네스코 등록문화재로 이끌었던 분으로 널리 알려져 있다. 김 회장의 노력으로 후일 양관이 세계문화유산으로 지정된다면 이는 충북문화예술의 상징적 모체가 늘어나는 경사가 아닐 수 없다.
조상의 DNA ‘K-문화’
김 회장은 최근 전세계적으로 관심을 끄는 ‘K-문화’ 대해 이것이 그냥 온 게 아니라고 한다. 그에 따르면 우리의 장인 정신은 선조의 DNA로부터 비롯한다. 3대 악성 인물인 고구려의 왕산악, 신라의 우륵, 조선의 박연 중 2명이 충북의 인물임을 재차 강조한다.
예술제의 전시나 공연은 이곳 청주에서 하더라도, 우륵과 난계를 만나게 하기 위해 그들을 기리는 장소에서 개막식 공연을 열었다고 한다. 우륵과 난계라는 세계적인 콘텐츠를 너무 작은 규모로 감싸는 것이 아닌가. 김 회장은 늘 아쉬워 한다. 당연해 보이는 이런 실험과 시도가 어려운 이유에 대해서는 “그거 손대면 싫어해요”라는 행정기관의 말이 되돌아온다고 지적한다.
이런 사례는 ‘직지문화’ 축제도 마찬가지다. 청주시가 오픈을 해줘야 하는데. 이 점이 아쉽다고 고백한다. 충북도 큰 품으로 ‘직지’라는 콘텐츠를 껴안을 수가 있는데, 직지를 주관하는 청주시의 입장은 “손대지 말라”는 소극적인 분위기가 여전하다고 에둘러 말한다.
이와 같은 기성세대의 인식으로 후손에게 물려줘야 하는 우리의 문화정신이나 유산이 어마어마하게 손해를 보고 있다고 지적한다. 충주 출신의 연광철 같은 세계적인 베이스도 그 경우에 가깝다고 아쉬움을 토로한다.
연광철은 독일어권 성악가가 받을 수 있는 최고 영예인 ‘카머젱거(궁정가수)’ 칭호를 받는 등 독일에서만 20년 넘게 세계의 정상급 성악가들과 함께 활동한 인물이다. 세계적인 아티스트를 보다 넓은 품으로 감싸지 못하는 배경에는 여러 이유가 있겠으나, 무엇보다도 포용하지 않는 두꺼운 마음의 경계가 있음을 부정할 수는 없다.
연광철은 김 회장의 따르면 충주 공고를 나왔다. 이후 청주대 음대를 거쳐 독일로 음악공부를 위해 떠났다. 귀국 후에는 주목받은 베이스로 서울대 교수가 된다. 하지만 서울대에서의 분위기는 심상치가 않았다. 결국 그는 서울대를 포기하고 다시 그를 기다리는 독일로 돌아가 그곳에서 빛나는 음악 활동을 이어간다.
연광철은 파파로티와 함께 공연을 했던 뛰어난 베이스라고 김 회장은 그의 예술성을 치켜세웠다. 이와 같은 숨은 지역의 예술가를 외면하는 기관의 풍토를 그는 답답해했다.
현 충북예총의 문제에 대해 그는 신진 세대의 유입이 희미하다는 점을 예로 들었다. 젊은 친구들이 없는 구조의 분포를 그는 ‘깔때기형’으로 비유했다. 그리고 신구(新舊)가 조화롭지 않은 기형의 깔때기형은 미래가 없다고 단언했다. 더불어 충북예총의 취약점으로는 새로운 예술가들의 양성과 예술가들의 의식전환을 가장 큰 문제로 꼽았다. 이러한 이유로 그는 최근 충북예고와 협약에 적극 나서게 됐다고 말한다.
문화예술 ‘숲’ 만들기
협약에 따라서 충북예총과 충북예고는 청소년 예술교육 프로그램 개발과 지역 청소년 예술 인재 발굴을 위한 상호협력 체계를 구축하기로 했다. 충북예고는 충북 유일의 예술 특성화 고등학교로, 예술교육에 특화된 시설을 제공하고 있다. 최근에는 학교 시설을 현대화하고, 미래형 교육과정을 추진하는 한편, 지역 사회와의 연계 교육 활동을 강화해 학생들과 학부모들로부터 큰 신뢰를 받는 학교다.
하태복 충북예술고 학교장도 “이번 협약이 지역예술 문화발전과 미래예술 인재양성에 중요한 역할을 하게 될 것”이라며, “충북예고와 충북예총이 함께 협력해 창의력과 예술적 잠재력을 키울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 했다. 두 기관의 희망사항이 하나로 뭉치는 좋은 선례로 보인다.
김 회장은 이번 협약으로 예술을 확장하는 더 섬세한 시스템을 갖췄다고 말한다. 이제는 협약에 따라 보다 구체적인 방식의 추진을 기대한다고도 덧붙였다. 예술의 환경은 새 집을 짓기 전에 새가 모일 수 있는 숲을 조성하는 것과 같다고 비유했다. “문화예술은 물론 교육도 마찬가지이다.
숲이 조성되면 새는 날아오는 이치죠” 그런데 대다수의 경우는 많은 이들이 새 집부터 짓는다는 점이다. 문제는 새들이 살아갈 숲의 조성에는 무관심하다는 것이다. 그가 말하는 새는 5년 혹은 10년이 걸려 돌아온다는 점이다.
그런 점에서 충북예총이 매년 진행하는 충북청소년 한마음예술제 경연 및 우수입상작 공연은 의미하는 바가 크다. 올해로 24번째를 맞는 청소년한마음예술제는 지난 2000년 1회를 시작으로 학교폭력 예방과 청소년의 존중과 배려를 위한 것이다. 나아가 그들의 정체성 확립과 건전한 청소년문화의 정착과 예술적 소질 개발이 목적이다.
이 축제는 11개 시·군 예선을 거쳐 올라온 팀을 대상으로 국악1(사물놀이, 난타), 국악2(풍물, 민속), 무용, 문학(시낭송), 미술, 연극, 연예1(보컬), 연예2(밴드), 음악(중창), 영화․영상 10개 분야의 경연과 한글 백일장, 전국학생음악경연대회 부대행사가 함께 펼쳐진다. 관계자에 따르면 올해의 경우는 112개 학교에서 1199명의 학생이 참여해 그들의 예술적 기량을 한껏 발휘했다.
김 회장은 우리나라가 어느덧 GDP가 높아져 얼핏 선진국이라 자부하지만, 문화의식 면에서는 아직도 개발도상국 수준에 머문 게 아닌가 의심해 본다. 경기가 어려워지면 제일 먼저 문화예술비를 줄이는 현실에 대한 비판이다. 아직도 문화예술을 부차적인 수준으로 여기며 문화를 뗐다 붙였다 한다.
학생들의 경우도 마찬가지다. 성적이 떨어지면 음악학원을 비롯해서 문화예술 외부 활동을 축소하거나 지원을 전면 중단한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청소년예술에 대한 최소한의 활동보장과 지원은 보다 요구되는 상황이다.
이런 취지에 부응하고자 성큼 뛰어든 사업이 충북예총의 ‘예능인재 발굴 장학사업’이다. 지역 청소년 예술활동을 응원하고 예술인의 꿈을 독려하고자 충북청소년한마음예술제 행사 일환에 우수한 실력으로 참여한 학생들에게 희망의 장학금을 전달하는 사업이다. 이 사업은 충북지역개발회의 전폭적인 후원으로 이뤄지고 있다.학생들은 그 누군가로부터 ‘예능인재’로 인정을 받았다는 자신감으로 먼 예술의 길을 헤쳐나갈 것이다.
김 회장에 따르면 현재의 혼재된 삶은 ‘세대 차이가 아니라 시대 차이’라고 역설한다. 대다수의 사람들은 세대간 의식을 융복합해서 쌍방향 소통으로 가능하다고 믿는데 지금의 아이들은 ‘다양성’이라는 말로 이해해야 한다고 말한다. 젊은 세대인 이들은 때로는 같이하고 때로는 혼자하고 또 따로 또 같이하기도 한다.
기존 세대는 젊은 그들에게 이기주의라고 폄훼하는데 사실은 이기주의가 아니라 개인주의자다라고 수정한다. 나아가 기성세대는 개인주의로 살아보지 않았기 때문에 이들의 개인주의를 모른다고 한다. 그러니 이해하지 말고 먼저 존중할 것을 권한다.
예술의 힘, ‘행복한 장수 사진’ 선례
최근 청주대 영화영상학과 학생들이 ‘행복한 장수 사진 촬영’을 12년째 이어와 눈길을 모았다. 불쾌한 정치뉴스 빗발치는 가운데 들려온 행복한 뉴스였다. 청주시 율량사천동 행정복지센터서 ‘행복한 장수 사진’ 콘테스트 및 시상식이 진행됐다. 소식에 따르면 청주대가 율량·사천동 노인들에게 장수 사진을 무료로 전달하며 연로하신 어른들의 건강을 기원하는 자리이기도 했다.
이들 학생들의 촬영 재능기부는 청주동서로타리클럽과 함께 고령의 노인 90여 명을 대상으로 이어졌다. 촬영하는 내내 학생들은 노인들이 최대한 자연스러운 표정을 지을 수 있도록 편안한 분위기를 유도했다고 전한다. 이를 최초 기획한 이는 김 회장이다.
청주대 영화영상학과 교수이기도 하는 그는 “처음에는 영정사진의 패러다임을 바꿔보자는 의도에서 시작한 프로젝트였는데, 지금은 소외되고 어려운 노인들의 삶에 대학생들과 지역 봉사단체가 함께 관심을 갖고 어우러질 수 있는 소중한 행사로 자리매김했다”며 “행복한 장수 사진 촬영이 앞으로 지역의 재능기부 행사로 발전해 나가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그의 선한 영향력은 전국적으로 퍼져나가고 있다.
예술이 할 수 있는 ‘무엇일까’를 의심하는 이들이 있다면 고령의 얼굴에서 웃음을 찾는 이들의 훈훈한 행위에 대해 다시금 떠올려 보면 어떨까 싶다. 주름살 가득한 현실의 부박함에서도 실금같은 미소를 찾아내는 역할은 그 누구라도 가능하다. 예술가로서의 빛나는 소명은 일상 곳곳에 숨어있는 듯 싶다. 예술가의 일은, 그 기적같은 ‘사건’을 하나씩 찾아내는 일이다. 4300명 예술회원을 믿고 이끌어가는 김 회장이 지금껏 일궈온 ‘신화’ 같은 일들이 그러하다.
■ 김경식 회장은 현 충북예총 회장으로 청주대 영화영상학과 교수로 재직중이다. 충북문화재단 대표이사를 역임했고 현재 (사)충북영상산업연구소이사장, (사)한국영화감독협회 정회원으로 활동중. 영화·드라마 촬영유치를 통한 지역경제활성화와 한국영상문화산업발전에 기여한 대표 영화예술인으로 주목받고 있음. 앞서 청주시가 영상문화도시를 선포하는 계기가 된 영상콘텐츠 프로젝트 ‘촬영하기 좋은 도시, 아름다운 청주, 레디고청주’를 구축. 청주시와 청주대의 관한 프로젝트인 ‘레디고청주액터스 인력양성사업'을 통해 2017년부터 현재까지 400여 명의 시민배우를 양성, 단역·보조출연으로 고용창출을 도모하는 등 영상분야의 후학양성과 영상문화도시로서의 발전에 기여. 현재는 필리핀의 '바세코의 아이들', 캄보디아의 '힐링필드', 우즈베키스탄의 '꿈을 그리는 아이들' 등 재능기부로 해외봉사와 다큐멘터리 제작중. 최근 극영화 ‘아메바소녀들과 학교괴담 : 개교기념일’의 영화 PD로도 참여 및 영화제작 활동을 이어가는 예술인이다.
출처 : 충청리뷰(https://www.ccreview.co.kr) https://www.ccreview.co.kr/news/articleView.html?idxno=323245
[충청리뷰 이기인 기자] 충북예총은 민법 제32조 및 문화관광부 소관 비영리법인 설립 및 감독에 관한 규칙 제5조에 따라 순수 민간예술문화단체로 규정한다. 이곳의 미션은 “새로운 시대의 변화에 부응하는 예술환경 조성과 예술인의 창작활동 지원을 통해 문화예술의 역량을 높이는데 기여한다”로 집약된다.
현재 충북예총은 10개 도협의회, 11개 시·군예총으로 4300여명의 예술인이 소속회원으로 이들은 각 전문 분야에서 활동 중이다.
충북예총은 예술의 사회적 확산과 예술인의 다양한 직무영역 확대, 신뢰받는 행정시스템 구축이라는 정체성을 갖고 있다. 또한 예술활동이라는 생태계를 강화해 문화예술 복지실현이라는 미래목표를 실천한다. 현재 충북예총은 국가공모사업 유치에 적극 나서며, 도내 11개 시·군의 공연과 전시 클러스트 형성, 특화된 온라인 콘텐츠 및 차세대 전문인력 발굴 등을 도모하고 있다.
이 모든 과정의 수행으로 △다양한 문화예술 프로그램의 개발과 운영 △신중년을 위한 생애전환 예술학교 프로그램 △미래세대를 위한 감수성 증진 등을 위한 예술조직체로 활발하다.
이에 걸맞게 충북예총은 올해도 진천아트포레블레싱(4월)를 비롯해서 진천사랑 청춘콘서트(5월), 충북 청소년한마음예술제(5월), 국제문화예술교류전(6월), 예능인재 발굴 장학사업(6월) 대한민국예술축전(8월), 충북도대표선발전(8월), 충북양성주간사업 ‘모두의 행복’(9월), 충북예술상시상(10월), 충북예술제(10월), 좀비인더벙커(11월), 충북예술인대회(11월), 현대산업디자인대상전(12월), 충북예술지 발간(12월) 등의 굵직한 행사를 이끌었다.
지난 시간 동안 충북예총의 문화영향력은 예술의 현장에서 화려하게 피어났다. 그리고 이 중심에는 단체의 수장이자 원숙한 예술가로 현장 경험치를 쌓아온 김경식 예총회장이 있다.
‘양관’ 세계문화유산 선정 위해 뛴다
김 회장의 근황은 다소 이례적인 행보다. 그는 최근 충북의 근대건축물이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에 등재되길 소망하며 이를 위한 목소리를 키우고 있다. 특히 의료, 교육, 건축 등 청주 근대화의 상징이며 기독교 성지인 청주 탑동 양관의 유네스코 등재를 위한 노력으로 바쁘다.
실제로 충북 추진위는 양관과 더불어 연세대 아펜젤러관과 언더우드관, 공주 중학동 구 선교사 가옥 및 공주제일교회, 순천 매산증학교, 목포 양동교회 및 정명여자중 구 선교사 사택, 광주 양림동 선교동산. 대구 개성학교 아담스관 등을 한데로 묶어 세계유산으로 등재한다는 계획이다.
이와 관련해서 충북 연구원직을 겸하는 김 회장에 따르면 양관의 역사적 조명은 1882년 조선을 찾은 밀러(Frederick scheiblin Miller 한국명 ‘민노아’ ) 선교사로부터 출발한다. 그에 의해 1906년부터 지어진 포사이드기념관, 로위기념관, 던컨기념관, 밀러기념관, 솔타우기념관, 퍼디기념관 등 청주 탑동의 6통 건물은 1983년 도지방 유형문화재로 지정돼서 그 가치를 이미 인정받았다.
민노아 선교사는 청주에 묻힐 때까지 33년간 사역하면서 1904년 청주 첫 근대교육기관인 광남학교, 청주 첫 소민병원 등을 열어 청소년 교육과 민족정신 고취, 주민 계몽, 치료 구제 등 청주의 근대화에 헌신한 인물이다. 특히 민노아 선교사와 도산 안창호의 인연을 떠올리면 양관의 세계문화유산 등재에 대한 소망은 더욱 간절해진다.
김 회장의 양관에 대한 애정과 의욕은 점점 깊어지는 바다와 비슷하다.
김 회장은 충북이라는 문화의 특수성에 대해 강조하며 양관은 근현대사의 디딤돌이었다는 표현을 자주 사용한다. 그에 따르면 양관은 청주의 근현대화를 이룬 곳으로 교육, 의료, 선교, 언론, 여성운동, 한글운동 등 6가지의 움직임이 일어난 명소다.
청주가 내륙이다 보니 상대적으로 근대문화의 이행이 늦을 수밖에 없었다는 지리적 환경에 대한 이해도 추가한다. 현재 양관의 유네스코문화재 등록에 관한 일은 공주대 총장을 역임했던 서만철 교수가 책임연구원직을 맡아서 이끌어나간다고 한다.
서 교수는 앞서 백제문화를 유네스코 등록문화재로 이끌었던 분으로 널리 알려져 있다. 김 회장의 노력으로 후일 양관이 세계문화유산으로 지정된다면 이는 충북문화예술의 상징적 모체가 늘어나는 경사가 아닐 수 없다.
조상의 DNA ‘K-문화’
김 회장은 최근 전세계적으로 관심을 끄는 ‘K-문화’ 대해 이것이 그냥 온 게 아니라고 한다. 그에 따르면 우리의 장인 정신은 선조의 DNA로부터 비롯한다. 3대 악성 인물인 고구려의 왕산악, 신라의 우륵, 조선의 박연 중 2명이 충북의 인물임을 재차 강조한다.
예술제의 전시나 공연은 이곳 청주에서 하더라도, 우륵과 난계를 만나게 하기 위해 그들을 기리는 장소에서 개막식 공연을 열었다고 한다. 우륵과 난계라는 세계적인 콘텐츠를 너무 작은 규모로 감싸는 것이 아닌가. 김 회장은 늘 아쉬워 한다. 당연해 보이는 이런 실험과 시도가 어려운 이유에 대해서는 “그거 손대면 싫어해요”라는 행정기관의 말이 되돌아온다고 지적한다.
이런 사례는 ‘직지문화’ 축제도 마찬가지다. 청주시가 오픈을 해줘야 하는데. 이 점이 아쉽다고 고백한다. 충북도 큰 품으로 ‘직지’라는 콘텐츠를 껴안을 수가 있는데, 직지를 주관하는 청주시의 입장은 “손대지 말라”는 소극적인 분위기가 여전하다고 에둘러 말한다.
이와 같은 기성세대의 인식으로 후손에게 물려줘야 하는 우리의 문화정신이나 유산이 어마어마하게 손해를 보고 있다고 지적한다. 충주 출신의 연광철 같은 세계적인 베이스도 그 경우에 가깝다고 아쉬움을 토로한다.
연광철은 독일어권 성악가가 받을 수 있는 최고 영예인 ‘카머젱거(궁정가수)’ 칭호를 받는 등 독일에서만 20년 넘게 세계의 정상급 성악가들과 함께 활동한 인물이다. 세계적인 아티스트를 보다 넓은 품으로 감싸지 못하는 배경에는 여러 이유가 있겠으나, 무엇보다도 포용하지 않는 두꺼운 마음의 경계가 있음을 부정할 수는 없다.
연광철은 김 회장의 따르면 충주 공고를 나왔다. 이후 청주대 음대를 거쳐 독일로 음악공부를 위해 떠났다. 귀국 후에는 주목받은 베이스로 서울대 교수가 된다. 하지만 서울대에서의 분위기는 심상치가 않았다. 결국 그는 서울대를 포기하고 다시 그를 기다리는 독일로 돌아가 그곳에서 빛나는 음악 활동을 이어간다.
연광철은 파파로티와 함께 공연을 했던 뛰어난 베이스라고 김 회장은 그의 예술성을 치켜세웠다. 이와 같은 숨은 지역의 예술가를 외면하는 기관의 풍토를 그는 답답해했다.
현 충북예총의 문제에 대해 그는 신진 세대의 유입이 희미하다는 점을 예로 들었다. 젊은 친구들이 없는 구조의 분포를 그는 ‘깔때기형’으로 비유했다. 그리고 신구(新舊)가 조화롭지 않은 기형의 깔때기형은 미래가 없다고 단언했다. 더불어 충북예총의 취약점으로는 새로운 예술가들의 양성과 예술가들의 의식전환을 가장 큰 문제로 꼽았다. 이러한 이유로 그는 최근 충북예고와 협약에 적극 나서게 됐다고 말한다.
문화예술 ‘숲’ 만들기
협약에 따라서 충북예총과 충북예고는 청소년 예술교육 프로그램 개발과 지역 청소년 예술 인재 발굴을 위한 상호협력 체계를 구축하기로 했다. 충북예고는 충북 유일의 예술 특성화 고등학교로, 예술교육에 특화된 시설을 제공하고 있다. 최근에는 학교 시설을 현대화하고, 미래형 교육과정을 추진하는 한편, 지역 사회와의 연계 교육 활동을 강화해 학생들과 학부모들로부터 큰 신뢰를 받는 학교다.
하태복 충북예술고 학교장도 “이번 협약이 지역예술 문화발전과 미래예술 인재양성에 중요한 역할을 하게 될 것”이라며, “충북예고와 충북예총이 함께 협력해 창의력과 예술적 잠재력을 키울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 했다. 두 기관의 희망사항이 하나로 뭉치는 좋은 선례로 보인다.
김 회장은 이번 협약으로 예술을 확장하는 더 섬세한 시스템을 갖췄다고 말한다. 이제는 협약에 따라 보다 구체적인 방식의 추진을 기대한다고도 덧붙였다. 예술의 환경은 새 집을 짓기 전에 새가 모일 수 있는 숲을 조성하는 것과 같다고 비유했다. “문화예술은 물론 교육도 마찬가지이다.
숲이 조성되면 새는 날아오는 이치죠” 그런데 대다수의 경우는 많은 이들이 새 집부터 짓는다는 점이다. 문제는 새들이 살아갈 숲의 조성에는 무관심하다는 것이다. 그가 말하는 새는 5년 혹은 10년이 걸려 돌아온다는 점이다.
그런 점에서 충북예총이 매년 진행하는 충북청소년 한마음예술제 경연 및 우수입상작 공연은 의미하는 바가 크다. 올해로 24번째를 맞는 청소년한마음예술제는 지난 2000년 1회를 시작으로 학교폭력 예방과 청소년의 존중과 배려를 위한 것이다. 나아가 그들의 정체성 확립과 건전한 청소년문화의 정착과 예술적 소질 개발이 목적이다.
이 축제는 11개 시·군 예선을 거쳐 올라온 팀을 대상으로 국악1(사물놀이, 난타), 국악2(풍물, 민속), 무용, 문학(시낭송), 미술, 연극, 연예1(보컬), 연예2(밴드), 음악(중창), 영화․영상 10개 분야의 경연과 한글 백일장, 전국학생음악경연대회 부대행사가 함께 펼쳐진다. 관계자에 따르면 올해의 경우는 112개 학교에서 1199명의 학생이 참여해 그들의 예술적 기량을 한껏 발휘했다.
김 회장은 우리나라가 어느덧 GDP가 높아져 얼핏 선진국이라 자부하지만, 문화의식 면에서는 아직도 개발도상국 수준에 머문 게 아닌가 의심해 본다. 경기가 어려워지면 제일 먼저 문화예술비를 줄이는 현실에 대한 비판이다. 아직도 문화예술을 부차적인 수준으로 여기며 문화를 뗐다 붙였다 한다.
학생들의 경우도 마찬가지다. 성적이 떨어지면 음악학원을 비롯해서 문화예술 외부 활동을 축소하거나 지원을 전면 중단한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청소년예술에 대한 최소한의 활동보장과 지원은 보다 요구되는 상황이다.
이런 취지에 부응하고자 성큼 뛰어든 사업이 충북예총의 ‘예능인재 발굴 장학사업’이다. 지역 청소년 예술활동을 응원하고 예술인의 꿈을 독려하고자 충북청소년한마음예술제 행사 일환에 우수한 실력으로 참여한 학생들에게 희망의 장학금을 전달하는 사업이다. 이 사업은 충북지역개발회의 전폭적인 후원으로 이뤄지고 있다.학생들은 그 누군가로부터 ‘예능인재’로 인정을 받았다는 자신감으로 먼 예술의 길을 헤쳐나갈 것이다.
김 회장에 따르면 현재의 혼재된 삶은 ‘세대 차이가 아니라 시대 차이’라고 역설한다. 대다수의 사람들은 세대간 의식을 융복합해서 쌍방향 소통으로 가능하다고 믿는데 지금의 아이들은 ‘다양성’이라는 말로 이해해야 한다고 말한다. 젊은 세대인 이들은 때로는 같이하고 때로는 혼자하고 또 따로 또 같이하기도 한다.
기존 세대는 젊은 그들에게 이기주의라고 폄훼하는데 사실은 이기주의가 아니라 개인주의자다라고 수정한다. 나아가 기성세대는 개인주의로 살아보지 않았기 때문에 이들의 개인주의를 모른다고 한다. 그러니 이해하지 말고 먼저 존중할 것을 권한다.
예술의 힘, ‘행복한 장수 사진’ 선례
최근 청주대 영화영상학과 학생들이 ‘행복한 장수 사진 촬영’을 12년째 이어와 눈길을 모았다. 불쾌한 정치뉴스 빗발치는 가운데 들려온 행복한 뉴스였다. 청주시 율량사천동 행정복지센터서 ‘행복한 장수 사진’ 콘테스트 및 시상식이 진행됐다. 소식에 따르면 청주대가 율량·사천동 노인들에게 장수 사진을 무료로 전달하며 연로하신 어른들의 건강을 기원하는 자리이기도 했다.
이들 학생들의 촬영 재능기부는 청주동서로타리클럽과 함께 고령의 노인 90여 명을 대상으로 이어졌다. 촬영하는 내내 학생들은 노인들이 최대한 자연스러운 표정을 지을 수 있도록 편안한 분위기를 유도했다고 전한다. 이를 최초 기획한 이는 김 회장이다.
청주대 영화영상학과 교수이기도 하는 그는 “처음에는 영정사진의 패러다임을 바꿔보자는 의도에서 시작한 프로젝트였는데, 지금은 소외되고 어려운 노인들의 삶에 대학생들과 지역 봉사단체가 함께 관심을 갖고 어우러질 수 있는 소중한 행사로 자리매김했다”며 “행복한 장수 사진 촬영이 앞으로 지역의 재능기부 행사로 발전해 나가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그의 선한 영향력은 전국적으로 퍼져나가고 있다.
예술이 할 수 있는 ‘무엇일까’를 의심하는 이들이 있다면 고령의 얼굴에서 웃음을 찾는 이들의 훈훈한 행위에 대해 다시금 떠올려 보면 어떨까 싶다. 주름살 가득한 현실의 부박함에서도 실금같은 미소를 찾아내는 역할은 그 누구라도 가능하다. 예술가로서의 빛나는 소명은 일상 곳곳에 숨어있는 듯 싶다. 예술가의 일은, 그 기적같은 ‘사건’을 하나씩 찾아내는 일이다. 4300명 예술회원을 믿고 이끌어가는 김 회장이 지금껏 일궈온 ‘신화’ 같은 일들이 그러하다.
■ 김경식 회장은 현 충북예총 회장으로 청주대 영화영상학과 교수로 재직중이다. 충북문화재단 대표이사를 역임했고 현재 (사)충북영상산업연구소이사장, (사)한국영화감독협회 정회원으로 활동중. 영화·드라마 촬영유치를 통한 지역경제활성화와 한국영상문화산업발전에 기여한 대표 영화예술인으로 주목받고 있음. 앞서 청주시가 영상문화도시를 선포하는 계기가 된 영상콘텐츠 프로젝트 ‘촬영하기 좋은 도시, 아름다운 청주, 레디고청주’를 구축. 청주시와 청주대의 관한 프로젝트인 ‘레디고청주액터스 인력양성사업'을 통해 2017년부터 현재까지 400여 명의 시민배우를 양성, 단역·보조출연으로 고용창출을 도모하는 등 영상분야의 후학양성과 영상문화도시로서의 발전에 기여. 현재는 필리핀의 '바세코의 아이들', 캄보디아의 '힐링필드', 우즈베키스탄의 '꿈을 그리는 아이들' 등 재능기부로 해외봉사와 다큐멘터리 제작중. 최근 극영화 ‘아메바소녀들과 학교괴담 : 개교기념일’의 영화 PD로도 참여 및 영화제작 활동을 이어가는 예술인이다.
출처 : 충청리뷰(https://www.ccreview.co.kr) https://www.ccreview.co.kr/news/articleView.html?idxno=323245